남들 다 단교했는데 한국만 깐다고 까는건 그다지 좋은 변명이 안 됩니다. 한국은 단교 직전까지 우리만은 니들 배신 안 한다는 식으로 믿음을 주고 있던, 대만 입장에선 최후의 보루였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미안요. 72시간 내로 방 빼세여 ㅂㅂ"를 시전했죠.
그리고 대만에서 "설사 우리가 방 빼더라도 이 대사관은 대만의 소유물이다!"라고 했지만, 쌩까고 중국에다가 넘겨줬습니다. 미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는 단교 하기 몇년 전부터 사정 설명 하고 양해 구하고, 단교하고도 비공식적으로는 많은 지원을 했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이건 수업시간때 교수님한테 들었던 거고 정확한 근거자료는 못 찾겠네요.
여튼, 대만 입장에서 느낄 배신감은 "남들도 다 단교했는데 왜 우리만 갖고 그래!" 로 찍어누르긴 좀 어렵죠. 단교과정이 매우 매끄럽지 못했던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공자 한국인설은 어느 환빠교수가 중국 방송에 나와서 한 얘기라고 들었습니다. 정확한 출처는 모르겠지만, 며칠전 중국 출장갔을때 그 방송을 봤다는 사람이 왜 한국사람은 공자가 한국사람이라고 생각하냐고 묻더군요.
저거 관련해서 대만 유학생이 전 총통 만나서 방송에서 우리 억울하다라고 대국민 호소를 하기도 했었지만... 그런 이벤트 한두번으로 중화권에서 확대재생산되는 소문을 뒤엎긴 어렵겠죠.
특히 한자가 한국에서 기원했다는 미친소리도 툭툭 던지는 교수급 환빠들이 기사 한 번 날 때마다 한국의 국격은.......
다만, 저런거 다 이해하면서도 한국인 입장에서 아쉬운건 어쩔수 없죠. 특히 대만 미디어는 일본도 못 까고, 중국도 까기 어려워지고, 미국은 너무 멀고, 결국 깔만한 나라가 한국밖에 없어져서 뭔 일 있다 하면 한국을 까요. 마치 한국에서 심심하면 일본 까듯이. 그 덕에, 일본 문화는 좋아하지만 일본은 싫어하는 우리 대중들마냥 한국문화는 좋아하지만 한국은 싫어하는 대만인이 많이 생겨서 좀 안타깝습니다.
Re 35. 저격무녀
저도 공자를 한국인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한국사람이 아니라 중국 땅의 은나라 사람이라고 보는게 역사적으로 정확한 시각이니까요.
다만.. 공자의 시조를 따라가보면 조선과 관련이 있었다는 기록이나 설화가 있어서, 적어도 거기에 가깝지 않나 생각할 뿐이죠.
Re 45. 내안에너있다
상관이 있다는 말과 한국 민족이라는 말을 헷갈리는 건 정상범위가 아닌 거 같은데요? 심지어 시간순서도 반대잖아요. 현대인의 민족정체성을 위해 춘추전국시대의 공자가 한국인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모두 천신과 곰의 후손이라는 환상을 믿을 게 아니라면, 국적과 민족개념은 유동적이라는 게 매우 명백한데도? 진지하게 그런 뜻으로 말씀하신 줄 모르고 어그로라고 생각해서 비아냥거렸네요. 죄송합니다.
공자가 중국인인게 대체 왜 문젠지 같은 공씨인 나도 이해 못 하겠다. 이건 마치 오바마가 흑인이니까 아프리카 인이냐고 하는 소리랑 일맥상통한다. 오바마의 조상은 아프리카 인이겠지만 오바마는 결국 명백한 미국인이다. 우리 공씨도 마찬가지다. 시조는 중국인인 공자지만 누가 뭐래도 우린 한국인이다. 우리 부모도 한국인이고 우리 할아버지도 한국인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한국에서 한국말을 쓰고 한국인과 한국 문화를 향유하며 산다. 시조가 중국인이란 이유로 정체성이 흔들리는 그런 얼간이가 세상에 있을거라곤 생각이 들지 않는다.
Re 30. 내안에너있다
정체성 관련해서는 윗분들이 많이 적어주셨으니 패스하겠습니다.
공자 한국인설의 구체적인 내용은 저도 원본을 본적이 없어서 도저히 모릅니다만, 그 논리를 추측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공자의 어머니 안씨녀는, 성이 안씨이고 공자는 어려서부터 제기를 가지고 놀았다 하는데 이를 통해 안씨녀가 무녀였을지도 모른다 추측합니다.
무녀는, 무속을 중시했던 은(상)나라 출신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합니다.
그리고 은(상)나라는 동이족 출신일지도 모른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 동이족이 현 한국의 조상을 일컬을지도 모른다는 주장도 있구요.
정리하자면, 공자의 어머니는 어쩌면 무녀였고, 무녀였다면 어쩌면 은나라 출신일지 모르고, 은나라는 어쩌면 동이족이 세웠을지도 모르고, 동이족은 어쩌면 한국인의 조상이다. 그러므로 공자는 한국사람이다! 이정도 인데...... 창조설 보다도 설득력 없어보이는 논리입니다.
이보다 더 구체적인 공자한국인설의 근거 설화는 못 찾았는데 혹시 아시면 제보 부탁드립니다.
Re 32. 내안에너있다
덧붙여서 공자 한국인설이 환빠로 취급받는 이유는, '은나라 한국인설(?)'이 환빠가 물고 늘어지는 떡밥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2~3년 전쯤 한자가 우리 글자라고 떠들던 교수 논리가 '한자=>은나라 갑골문자의 진화=>은나라는 동이족의 나라=>동이족은 한민족' 이었거든요.
그리고 은나라=>한민족 이라는 주요한 근거가 '은나라는 미신을 섬기고 술을 좋아하여 망했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지나족은 별로 술을 안 좋아하는데, 한민족은 풍류를 알기 때문에 은나라는 지나족의 조상이 아니라 한민족의 조상이라는 거죠. 그 외에 한단고기에 무슨 다른 근거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실제로 공자 한국인설을 신봉하는 사람을 만난것도 아니고 무슨 셰도우 복싱 하는 것 같아서 이상하네요......
...?
호모 사피엔스가 발생한 4만년 전부터만 세어도 제 조상이 수십만명은 될텐데 그 중 한국인인 사람보다 한국인 아닌 사람이 훨씬 많을걸요. 그건 공씨든 아니든 상관없죠. 전주이씨라고 천지창조때부터 한반도에 터잡고 단군왕검이 이마에 손 얹고 너를 한민족으로 인정하노라 해서 한민족이겠어요? 어차피 인간은 다 아프리카에서 나와서 전세계로 퍼져나갔는데 내 조상이 어느나라 사람이든 도대체 무슨 상관...? 전인류는 이디오피아 민족으로 대동단결하나?
본인의 정체성에 대해 본인이 고민하는 걸 남들이 감놔라 배놔라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내안에너있다님의 민족개념이 위험할 정도로 편협하고 경직되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감놔라 배놔라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다문화가정 애들은 저 먼 시조가 아니라 당장 자기 엄마아빠가 외국인인데 그럼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도 쟤네들은 한국인이 아니야, 하고 생각하신다면 그건 엄청 큰 문제죠. 정신차리고 확신을 가지세요.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았어도 한국인으로 살면 한국인인거지 무슨 그런 쓰잘데기없는 고민으로 인생을 소모하세요.
Re 67. gggoup
그런것도 있겠지만, 대만 사람들은 반한감정의 기폭으로 광쩌우 아시안게임에서의 태권도 시합으로 꼽더라구요.
그리고 이건 순전히 미디어의 장난질이었구요.
미디어가 한국을 까는건 우리 미디어가 일본 까는거랑 비슷하지 않나 생각하는데... 여튼 그 점은 싫긴 합니다.
